종보 73호 출간(出刊)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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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보 73호 출간(出刊)에

송병혁 0 3806

  진천송씨종보(鎭川宋氏 宗報) 73호가 나왔다. 편집위원회에서 7월 15일을 타겟데이(target day)로 잡았으나 편집이 끝난 뒤에 들어온 원고가 있어 조정하느라 하루 이틀 지연되었다. 그래도 7월 17-22일 그 주간에는 종원 가정에 우송될 것이다.

  줄곧 타블로이드 신문 형식으로만 발행되어오다가 이태 전부터 B5 사륙배판 정도의 책자(冊子)로 만든 지가 이번이 네 번째이다. 우선 갈무리하기가 좋고, 두고서 다시 꺼내보기도 손쉬운 이점이 있다. 물론 내용의 양도 훨씬 많아졌다.

  무엇보다 시각(視覺)이 중요하게 어필하는 시대라 종친회의 무겁고 어두운 이미지를 탈피하려고 노력했다. 척척 한 눈에 호소력을 포착하려고 유혹하는 패션계의 잡지처럼 할 수야 없지만 보다 신선하고 색감이 주는 효율성을 감안하여 약간 더 색감(colorful)을 더하려고 시도했던 것이 이번 편집의 의도였다.

  이번 73호의 특징은 파종회와 종원의 소식이 좀 많다. 일반 신문이나 잡지처럼 전문 취재진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대개 우리 종보는 개인이나 문중에서 보내온 원고에 의존한다. 금년의 춘계호가 여름에 나오게 되는 바람에 각 문중에서 행사 내용이 조금 많고, 대종회장이 2월에 선출되므로 종보 발행도 시간이 조금 더 걸린 것 같다.

  비문(碑文)이나 선조(先祖)의 업적을 되풀이하여 자꾸 싣게 되는 경우가 때때로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이제껏 발행된 70번의 종보를 대강 들춰만 봐도 한 선조의 같은 업적과 거의 같은 내용의 기사가 여러 번 반복하여 게재된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것은 독자로 하여금 싫증나게 하고 종보에 대한 진부한 느낌을 주기가 쉽다.

  이번에도 문중의 옛 비문을 게재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으나 그런 이유 때문에 싣지 못해서 미안했다. 비문 자체만을 싣는 것은 이미 족보의 상권에도 원문과 번역문이 있는 경우가 많고, 이미 읽은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같은 비문이라도 현실에 적용하여 실감나게 그 의미를 되새기는 새로운 조명일 때는 물론 다른 얘기가 된다. 같은 내용을 자꾸 실으면 독자인 종원들이나 타 성씨의 독자들도 우리 진송(鎭宋)의 종보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지 못할 수가 있지 않겠는가.

  이번 종보는 조금 더 읽을 만한 내용을 넣으려고 하였다. 읽을거리가 적으면 종보의 실속이 없다는 평가를 받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번에는 우리 진송의 역사와 종원의 기사를 조금 다양하게 읽을거리로 편집하였다.

  특히 남천(藍泉)의 ‘인생은 만남이다’라든가 병국(炳國)의 ‘소걸음의 철학’은 참신하고도 현실감이 나는 뜻 깊은 내용이다. 솔직담백한 남천의 현실투시와 언론에 경험이 있는 병국의 수필은 공감하는 의미의 글들이 아닌가. 병오(炳午) 교하공종중 회장의 인생관에 관한 진솔한 피력은 인생 선배로서의 산 증언이라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했다. 병희(炳熙)의 증조가 받은 교지(敎旨)에 대한 단상(斷想)도 선조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재고하게 해준다.

  변하는 시대에 우리 종보도 젊은 세대까지도 관심 있게 들여다보도록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우리의 묵은 사고의 틀(paradigm) 역시 변화해야 할 것이라고 여긴다. 종보는 화려한 세상의 잡지와는 다르다고 항변할지 모르지만 화려한 세상에 길들여진 우리의 눈은 고식적이고 어둠침침한 옛날 형식의 진부한 것이 도리어 따돌림을 당할 우려도 있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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