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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3-03-23 (토) 13:19
ㆍ조회: 1772  
  올꾼이의 어처구니

    

  올꾼이는 얼간이라는 평안도, 함경도 표현이란다. 평양에서 온 이들에게서 들은 속담이 있었다. “올꾼이 용강(龍崗) 다녀오듯 한다.”

  평양서 그리 멀지 않은 용강에는 한 대갓집에 우직한 머슴이 있었으니 이름 하여 올꾼이. “너 내일 아침 일찍 평양 좀 다녀와야겠다!” 주인이 저녁에 한 말을 듣고는 다음날 새벽 같이 일어나 평양을 번뜩 갔다. 아침에 주인이 올꾼이를 찾는데 없지 뭔가, 숨을 헐떡이면서 돌아온 머슴이 나타나자 연유를 다그쳤는데. “간밤 분부하신대로 평양 다녀오는 길입니다.” “뭣이!?” 주인은 어이가 없었다.

  과연 내가 하는 일에는 목표가 뚜렷한가? 무엇을 위해 나는 오늘 종중(宗中)회의에 참석하나? 그냥 종중에서 교통비 주니까 받아서 여행하는 셈치고 가서 앉았다가 점심 주면 먹고 온다면 목적은 이루었을까? 종친회 이사로 뽑혔으니까 참석한 거고 다녀왔으니 이사노릇 다 한 건인가.

  어이는 어처구니라는 말과 같고, 어처구니가 없다는 것은 기가 막힌다는 뜻이다. 평양엔 왜 다녀와야 했는가? 무슨 목적도 모르고 심부름 시키는 주인의 부탁도 가지지 않은 채로 다녀왔으니 말이다.

  세상에는 어이없는 일이 어디 한 두 가지일까 마는 스스로 자신이 가는 목적, 해야 할 사명이나 미션(mission)에 대한 확실한 인식이 없는 경우를 보면 어처구니가 없다고 할밖에. 오늘 열리는 종중회의의 의제(agenda)가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결정하는 것이 우리 문중에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며, 전체 씨족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겠는가 하는 최선의 방책을 도출하는데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토론에 참여하며 의사결정을 확고하게 결행해야 한다.

  의당 주인의 하달을 받아서 가야 했건만 다녀오라는 그 자체만을 실행하는 충직성을 어이 설명해야 하나? 주인을 청종한 것은 훌륭한 일이지만 적어도 3, 40리 길을 공연히 다녀오기만을 원하는 주인이 어디에 있겠는가. 그래서 올꾼이라고 했고, 그것이 속담이 되었을 테다.

  올꾼이가 평양을 무모하게 다녀오기만 하면 사명이 끝났는가? 그건 머슴이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적어도 세 시간에 달하는 시간을 낭비했고, 아무 성과도 없이 에너지를 소비했으니 현대경영학에서 본다면 업무태만이나 수준미달이 될 뿐이다. 그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 지금은 회사들이나 단체들이 소위 미션 스테이트먼트(the mission statement)' 같은 것을 명문(明文)으로 만들기도 한다.

  치열한 국제경쟁 사회에서 앞장서려면 능률의 효과를 최대치로 활용하려고 산업사회에서는 일찌감치 노력하고 있다. 우리 종친회도 사회적 구조에서 사회단체이며, 이 공동체의 발전과 가치창출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경영과 능률을 결코 간과할 수는 없다. 대종회나 파종회, 종중 이사회가 전국각지에서 회집되며 교통비와 식대 등 경비도 지출된다.

  올꾼이 용강 다녀오듯 이사회에 다녀오기만 해서는 결코 안 된다. 사명(使)을 확실히 하고, 자신이 대표하는 종중의 중의(衆議)가 무엇인가를 정확히 수렴해서 그것을 대종회에 반영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물론 그 결과를 반드시 자신이 대표하는 종중에 돌아와서 보고하고 그 결과와 반응도 또 청취해야 한다. 그것이 사명이며, 그 사명을 능률적으로 수행할 때에만 올꾼이가 되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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