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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3-11-07 (목) 10:09
ㆍ조회: 2524  
  축문(祝文)과 축관(祝官)

                         

 

   축관(祝官)이라 함은 제사 때에 축문(祝文)을 읽는 사람인데, 축문 읽는 사람이라면 단순히 독축(讀祝)이라고 해도 충분하지 않는가. 보다 더 정확하게 해도 독축자(讀祝者)나 독축인(讀祝人)이라 하면 충분할 텐데도 왜 벼슬 관()자를 써야 하는가. 무슨 벼슬이라도 된단 말인가?

   그렇다. 제례에 축문을 읽는 사람은 예전에 실제로 벼슬이었다. 역사(歷史)에 관련되어 있는 전통 때문이다. 나라에서 옛날에는 가장 큰 제사가 종묘(宗廟)와 사직(社稷)이나 공자(孔子) 등에 지내는 문묘(文廟) 제사였으니 거기서 축문을 읽던 사람을 나라에서 축관(祝官)’이라는 임시 벼슬을 맡겨서 그 일을 하도록 했던 데서 유래하였다.

   옛날에는 나라에서 내리는 벼슬이 중요했고, 그것이 가장 기본이자 권위와 권리이기도 했다. 축관을 대축(大祝)이라고도 불렀으니 그것을 중요히 여겨서 큰 책임이라는 뜻인 것 같다.

   그러니까 축문을 아무나 읽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자격을 갖추고 능력이 있는 사람을 골라서 특별한 직책으로 나라에서 책임을 지우는 임시 벼슬이었던 연고이다. 헌관(獻官)도 마찬가지. 역시 문묘나 종묘사직에서 제사를 올릴 때 나라에서 잔을 올리는 대표적 인물로 임시 벼슬을 내린 직함이 헌관이었으므로 그렇게 불러지게 되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나라가 축관이나 헌관의 벼슬 직책을 내리지도 않는데 어찌하여 여전히 축관(祝官)이라고 해야 하나? 물론 지금은 반드시 축관이라고 할 필요는 없다. 그저 습속에 따라 그렇게 부를 뿐이다. 예전에는 나라가 내려주는 축관의 임시벼슬이었지만 지금은 종친간에 의논에 의하여 책임을 맡는 경우라 벼슬이라기보다는 축책(祝責)이라 그저 독축(讀祝)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많다. 그냥 축문을 읽는 사람이라고 해도 될 것이다.

   독축이나 대축, 축관은 그저 축문을 읽는 기능자만은 아니었다. 축관은 제주(祭主)를 대신하여 제사를 받는 대상에게 아뢰어 올리는 종교적으로 말하자면 기도문과 비슷한 행위를 하는 대리인과 같다. 기독교 예배에서 기원(祈願) 또는 청원(請願)기도라고 할 수 있는 인보케이션(invocation)에다 비교해볼 수 있다. 예배의 초두에 신()의 임재(臨在)나 강림(降臨)을 요청하는 기도문과 비슷하다.

   유교제례에서 축문의 내용을 보면 대개가 제사의 대상에게 고하여 올리는 청원문이기 때문이다. “예를 따라 선조를 생각하면서 술과 제물로 제사를 올리니 흠향해 주십시오라고 청하는 기원문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축문은 실상 제사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여서 그것을 미리 준비하는 일과 읽는 일이 모두 큰 의미를 지니기에 아무나 축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자격을 갖추어야 하고, 좋은 문장을 지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며, 제사를 위해 흠이 없이 재계(齋戒)를 미리 행하여야 한다. 그래서 자격 있는 벼슬이 주어진 것이다.

   요새는 축관이 한문으로 읽더라도 한자(漢字)를 해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토를 달아서 주던지, 아예 한글로 한문 내용을 베껴서 읽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다보니 한문의 앞뒤를 떼고 붙일 줄을 몰라서 엉뚱한 뜻으로 읽는 축관이 더러 있는 것을 들으면 참으로 우스꽝스럽기도 하다.

   실상 축관은 더 큰 직책과 기능을 지니고 있다. 홀기(笏記)가 없는 경우 유식(侑食)을 할 때에 언제쯤에 일어나라고 헛기침의 신호를 한다든지, 음복(飮福)을 할 때 축관이 제주(祭主)와 제관들을 망자(亡者)를 대신하여 축복하기도 하며, 제사가 끝났다고 선언하는 일과 끝나고 나서 축문을 태우는 망료례(望燎禮)까지 인도한다.

   중요한 기능과 직책인 축관으로 하여금 제사를 더 의미 있게 하려면 신중히 선택하여 맡겨야 하고, 삼가는 태도로 이를 또한 실행해야 할 것이다. 보다 정성된 마음으로 축문을 준비하고, 읽으며, 그 기능을 바르게 함으로써 제례(祭禮)의 참 뜻을 참제관들에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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