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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3-08-04 (일) 12:03
ㆍ조회: 1485  
  피서와 납량

                     

  서울이 한산한 듯하다. 피서(避暑) 떠난 시민들이 많은 8월 초두는 눈에 띄게 달라졌으니 종로거리에도 표가 난다. 피서는 무엇이고 납량(納凉)은 또 어떤 뜻인가?

  집[室]이란 추위를 피하고 더위를 피하는 곳이라 하였으나 집안에서도 더위 다스리기가 힘들다. 지금처럼 30도c를 날마다 넘어가는 더위는 그야말로 혹서(酷暑)에 열대야(熱帶夜)의 연속이라서 이다. 가게들이 ‘여름휴가’라고 닫힌 문에 써 붙이고 떠난 데가 많고, 직장인들부터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피서를 떠났으니 이즈음이 소위 바캉스(vacances)의 피크(peak)일 것이다.

  미리 며칠 전에 수락산 시원한 계곡으로 하루는 복(伏)다림을 다녀왔다. 올여름 서울 지역에 비가 많이 와서 물소리 철철 넘치는 시냇가에서 배를 불리고 종친(宗親)들이 모여서 격의 없이 담소하는 피서는 실로 무릉도원(武陵桃源)의 경지일 것 같았다.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고 얼음에 시원하게 식힌 빨간 수박을 먹는 순간은 세상에 그 무엇이 그 순간에 부러우리오!

  예나 제나 피서는 모두의 관심사였다. 우리네 시골 남정네들은 복중(伏中)에 멍멍이를 끌고 산골로 들어갔고, 청(淸)나라 강희(康熙), 건륭(乾隆) 황제도 북경에서 북쪽으로 올라간 열하(熱河) 가까이 청더(承德)에다 피서산장(避暑山莊)을 건설하고 소위 여름궁전을 만들었다. 연전에 거길 갔더니 거대한 궁전으로 남아서 그때 반년을 행궁(行宮)으로 삼아 더위를 식히며 다스렸던 모습을 익히 짐작할 수 있었다.

조선의 실학자(實學者)로 꼽히는 연암(燕巖 朴趾源/ 1737-1808)의 열하일기(熱河日記)에서도 읽을 수 있었다. 젊어서 연행(燕行) 사신 길에 따라갔는데 오랜 시간을 걸쳐 힘들게 북경까지 건륭황제의 70회 생일 축하를 하러 갔지만 정작 황제는 자금성(紫禁城)에 없었지 뭔가. 통신이 불편하여 그런 정보도 없던 때라 할 수 없이 여름 궁전이 있는 열하, 지금의 청더(承德)로 되짚어 가야했던 기록이 있다.

  납량(納凉)이란 서늘함을 불러들여서 더위를 물리친다는 뜻이다. 일찍이 묵자(墨子)나 두보(杜甫)의 시에도 나타나는 말이지만 근년에 일본인들이 자주 사용한 것 같다. 이로서 우리도 종종 납량특집이라며 신문사에서 여름소재를 다루곤 해서 익숙해 있다. 피서는 더위를 피하여 간다는 뜻이고, 납량은 서늘함을 불러들인다는 의미이니 실상은 더위를 극복하는 일이 된다.

  홍콩 발 중국의 날씨 소식도 7월 이래 더위의 맹위(猛威)를 가혹하게 전하였으니 중국대륙의 1/3이 40도를 오르내리기를 연속한다며 42도 웃도는 지역도 많다고 했다. 일본도 더위는 우리보다 항상 심하지 않던가. 고온화 현상은 우리에게도 예외는 아닌 듯, 피서가 실로 필요한 계절이다.

  한문(漢文)을 읽다보면 옛사람들은 피서하는 방법을 그 이전 옛날 사람들에게 물었다. 그들이 일러두었던 걸 일전에 반람(潘南) 박문(朴門)의 한 지인(知人)이랑 대화하면서 같은 질문을 나누었다. 역시 고서(古書)를 읽는 것이 피서의 좋은 계책이라는 것이 공통된 견해.

  아 수락산 계곡의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고 수박을 먹던 피서의 순간을 다시 떠올리니 아직도 시원한 기분이 온 몸을 감싸는 것 같아서 자꾸 생각하며 납량(納凉)의 비법으로 삼고자 한다. 퇴계집(退溪集)을 읽자던 그 지인의 제안처럼 오늘은 도서관에서 그를 대출해다 읽으며 더위를 이겨보리라, 글 속에 묻혀 고인(古人)과 뜻을 나누면서 피서와 납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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