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의 도사공 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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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공파 소식

춘천의 도사공 시제

송병혁 0 3308
             b5b5bbe7b0f8bdc3c1a6.jpg  <석규 전임 회장의 헌작>
   경춘선 전철화는 춘천을 서울의 이웃으로 만들었다. 1시간 남짓이 걸리는 거리는 정말 편리하고, 북한강을 끼고 가는 강산(江山)의 경치는 달리는 차창을 참으로 아름답게 하였다. 경로우대(敬老優待)라 그냥 가고, 남춘천역에서 도사재(都事齋)가 위치한 사암리까지는 택시로 가는 짧은 길이라 얼마나 쉬운가.

   송정공파(松亭公派)의 현존하는 맏집이 도사공종중이다. 이번에 새로 선출된 송정공파종회의 병오(炳午) 임시회장이 도사공 시향(時享)에 참여하는 자리에 동행하였다. 지난해에 신축한 재실에 정갈하게 제수(祭需)가 차려지고, 70여 위()의 종중 선조님들께 올리는 독특한 제향에 참여하였다.

   호탁(鎬卓) 총무의 사회로 시작, 석규(錫圭) 춘천 사암리 소종중 전임 회장이 초헌관이 되어서 가운데 위치한 도사공(都事公 )의 위패(位牌)를 먼저 열어 제향을 올렸다. 도사공은 개성도사(開城都事)를 역임하시어서 후손은 그렇게 호칭하게 되었다. 손님 예우로 병오 회장에게 아헌(亞獻), 종헌(終獻)은 사암리 준규(俊圭) 신임회장이 맡았다.

   도사공 분영(墳塋)이 실전되어서 40여 년 전 도사공 종중의 맏집인 익산(益山) 문중에서 설단(設壇)을 하고 제사를 올렸었다. 지금도 그 단비(壇碑)가 있어 사진으로 나도 본 적이 있으나 제사를 거기서 올리지 못한 지가 오랜 것 같다. 이로 인하여 연전에 춘천 사암리 소종중에서 방치(放置)된 익산의 도사공 단비를 춘천으로 옮겨오겠다고 제안하였으나 현지의 종친과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하여 포기하고서 춘천에다가 새로 단비를 세우게 되었었다.

   익산에서는 선대의 시향이 현재로는 중단된 상태이고, 도사공종중의 소종중인 용인(龍仁)에서도 음력 1015일에 시제(時祭)가 있어 이날에 함께하지는 못했다. 혹 협의를 통해 날짜를 조율하므로 도사공종중이 다함께 참여하는 시향이 앞으로 되리라 믿어진다. 도사공종중에는 지금 익산, 춘천, 용인 세 곳에 집성촌의 후손들로 형성되어있다.

   도사공 제사에 이어지는 다음 제례는 춘천의 두 문중으로 나뉜 선조님들에게 두 번에 걸쳐 좌우(左右)로 모셔진 위패를 열고 올린다. 각기 문중별로 산소(山所)를 일일이 찾아가 시제를 지내던 데서 이제는 새로 지은 재실에 위패를 모셨으니 한 자리에서 공동으로 시향을 올리게 되었다. 이런 현상은 다른 성씨들도 마찬가지로 조금씩 경향이 되어가는 추세이니 제관이 줄고 다원화되고 바쁜 현대사회에서 예전처럼 따로따로 시제를 올리기가 힘들게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춘천의 이곳 재실은 우리 진송(鎭宋)에서는 최근에 전통양식으로 지었고, 옛날 방식의 재실만이 아니라 부대시설로 따로 곁에다 기능적인 홀(hall)을 마련하므로 바닥에 히터를 설비하여 따뜻한 방에다 함께 설비한 여유 있는 부엌까지 갖추어 각종 회합에 아주 편리하게 설계하였다. 제사 후에 모두 모여서 아늑하고 따스한 방에서 푸근하게 식사와 음복을 즐길 수 있었고, 돼지를 한 마리 잡아서 온 종친들이 모여 종일 즐거운 잔치를 하고 있었다.

   전통의 예를 따라 돌아오는 길에는 봉송(封送)까지 싸주기도 했다. 멀리 울산에서 서울에서도 도사공시향에 처음 참석하여 감격하는 종친을 만나기도 한 이번 행사 참여가 우리의 아름다운 미풍양속(美風良俗)을 재확인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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