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교육의 한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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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교육의 한 가지

송병혁 0 3655

  이젠 더 이상 효자와 효녀를 원하지 않는 세상일까? 충효(忠孝)를 우리 가치관의 핵심으로 하던 시대는 아주 사라진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세상 변했지만 인간생활의 기본단위인 가족은 여전하지 않은가. 부모가 있어 자식을 낳고 키우며 그 사랑과 정(情)으로서 우리 삶을 행복하게 한다는 데에는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다. 예전에는 효도(孝道)를 몹시도 강조했지만 지금은 자식사랑만 강조되는 사회인 것 같다. 자녀교육은 중요시하면서 부모를 사랑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르치려 들지 않을 뿐이다.

  옛 사람들은 글을 깨치기 시작할 때부터 효도의 기본을 가르치고 강조했다. 삼강오륜(三綱五倫)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먼저 자식 된 도리의 구체적인 것부터 하나씩 가르쳤다. 현대교육에선 전혀 관계하지 않는 예절인데 어린이가 자라면서 밖으로 출입할 때 부모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훈련시켰다. 이것이 효자를 교육하는 실행의 한 가지가 아닌가.

 집안에만 있던 아이가 이제 학교엘 가고 바깥에 나가는 시점에서부터다. 집을 나설 때는 부모님께 어디로 간다는 사실을 꼭 말씀드리고 인사를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얼마나 실질적이고 또 단순한 실천교육인가. 그런데 지금 우리는 그까짓 정도는 쉽게 넘겨버릴 수가 있다. 그렇지 않은가?

  예기 곡례(禮記 曲禮)에, “자식 된 자는 집 나갈 때에 부모님께 반드시 고해 올리고, 돌아와서는 반드시 찾아뵈어야 한다(夫為人子者 出必告, 反必面).” 실상 단순한 하나의 실천항목일 뿐이다. 그냥 놔두면 아이는 그럴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그렇게 가르쳐야 한다, 그렇게 실행하게 해야 한다. 그렇게 내 자식에게 가르쳤던가?

  행여 조금이라도 공부에 방해될세라, 아비가 도리어 조심하지 않았나. 외출에서 헛기침하며 어버이가 돌아오시면 공부를 하다가도 다 젖혀놓고, 밥을 먹다가도 재빨리 뛰어나가서 “아버지 이제 다녀오셨습니까!” 인사를 먼저 하지 않으면 경을 쳤다, 옛날에는. 인사는커녕 지금은 제 방에서 문 닫고 나오지를 않아도 야단치는 아버지가 몇인가. 반대로 부모가 자식 찾아뵈어야 할 걸? 눈치까지 봐가면서.

  그 뿐인가. 더 예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산 어버이만 아니라 죽은 부모, 심지어 죽은 할아버지에게까지 그렇게 하라고 했었다. “살아계신즉 출곡반면하고, 돌아가시면 오고 감을 사당에 가서 고하고서야 음식을 먹어야 하리니, 돌아가신 분을 살아계심 같이 받들어야 한다(生則出告反面, 沒則告行飮至 事亡如事存也)”고 했다.

  출필곡반필면(出必告反必面) 하나만도 실상은 우리 전통의 기본철학인 충효에 대한 실천이다. 그것이 부모에 대한 효도, 조상에 대한 존경이 다 포함된다. 이런 기본도 교육되지 않는다면 효자도 조상을 기리는 제사도 자연 소홀해질 수밖에 없지 않겠나. 시대가 달라졌지만 인간의 기본적인 가족결속의 가치는 우리 삶에 여전히 중요한 요소이다.

  물론 어려서는 그렇게 많이들 가르친다, “엄마, 아빠,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학교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머리가 커지면서부터 희미해지지 않던가. 이를 확실하게 계속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뭇가지는 어릴 때 휘지 않으면 안 된다. 자식도 어려서부터 효자교육을 한 가지씩 몸에 배게 해야 한다. 그러면 늙어서도 부모를 찾아뵙고 정성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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